에세이제 6호시간을 맞추는 것들 · 총 4부 중 제3부
조석표 읽기
조석표는 미리 계산해 창문에 붙여 둔 바다의 한 해다. 조석표를 어떻게 읽는지, 그리고 무엇을 알려주지 않는지 살펴본다.
항구 사무실 창문에는 바다의 일 년을 예측한 종이 한 장이 붙어 있다. 매일 두 번의 만조와 두 번의 간조 시각, 그리고 각 조수의 높이가 몇 센티미터인지 적혀 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에 인쇄된 것이다. 누구나 보기에도 틀림이 없다.
나는 이것이 마을에서 보관하는 문서 가운데 가장 놀라운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읽어 보려고 걸음을 멈추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다를 예측하는 법
조수는 날씨가 아니다. 산술이다. 달과 태양이 물을 끌어당기고, 그 힘이 측정할 수 있는 주기로 되풀이되기 때문에 바닷물이 오르내린다. 달이 이끄는 주요 주기는 열두 시간 이십오 분을 조금 넘는다. 그래서 만조는 날마다 약 오십 분씩 늦게 찾아온다.11조석학자들은 이런 규칙적인 주기 성분을 분조라 부른다. 그중 주요한 태음 분조에는 기분 좋을 만큼 무미건조한 M2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조석 예보는 각기 속도와 크기가 다른 분조 수십 개를 더해 만든다. 그 값은 특정 항구 하나에 맞춰져 있다. 여기에 태양의 더 짧은 주기와 달 궤도의 느린 흔들림, 그리고 각 해안의 지형을 더하면 수년 뒤의 바다도 계산할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내일의 조석을 관측하지 않는다. 조석표에서 찾아본다.
이곳의 조차는 작다. 평범한 날에는 만조와 간조의 높이 차가 식탁 높이보다 낮아서, 대양 연안에서 온 방문객들은 이를 우습게 여긴다. 하지만 작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식탁 높이만큼의 물이 차고 빠지는 일이 어시장의 오래된 계단이 물 밖으로 드러날지, 흘수가 깊은 배가 계류장을 떠날 수 있을지, 아이들이 쇠고리가 박힌 바위까지 걸어갈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조석표가 알려주지 않는 것
조석표에는 커다란 침묵이 하나 있다. 이곳 사람들은 일찍부터 그 사실을 배운다. 조석표는 달이 일으키는 바다를 예측한다. 바람이 일으키는 바다는 예측할 수 없다. 남풍이 세게 불면 물이 해안으로 밀려와 인쇄된 예측보다 만조 수위가 높아진다. 겨울이면 고원에서 불어 내려오는 동북풍이 바다를 밀어내 항구의 수위를 누구도 예상한 것보다 낮출 수 있다.22그런 날이면 항만 사무소에서는 조석표 한쪽 모서리에 손으로 쓴 쪽지를 테이프로 붙인다. 늘 똑같은 세 단어가 적혀 있는데, 예의 바른 말이 아니라 옮기지는 않겠다.
그러니 하늘을 살피며 조석표를 읽는다. 내가 물어본 어부들은 조석표를 믿지도, 무시하지도 않는다. 아주 친한 친구가 알려주는 길을 대하듯 한다. 길은 맞게 알려주지만, 교통 사정은 틀릴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미래를 안다고 주장하는 인쇄물은 대개 그렇게 읽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계산을 읽고, 그다음 창밖을 내다보라.